시작을 알리는 단체샷

세상 즐거운 남의 정원 구경

거리에서 벌어진 압화 작업 (덜꿩나무 추정)

너무 귀여운 남의 집 정원 구경

식물 발견의 귀재들

브이 천재

더 씨가 많은 방아꽃을 노리는 매의 눈 (방아 채종 성공!)

풍선덩굴 채종 대작전

원서동 빨래터에는 송사리가 산다

화분마저 단정한 머리방 정원 구경

"정원도시 종로"를 장식하는 조화... 정원이란 무엇인가

끝을 알리는 단체샷

어떤 땅이라면 가능할까를 고민하는 작업도 재밌었지만, 번외로 남의 집 가지각색 정원 구경과 잡초 채집과 채종이라는 뜻밖의 즐거움도 누린 아주 알찬 답사였습니당

마무리하며 이야기나눈 건설적인 아이디어들은 또 누군가 덧붙여 정리해주시길 바라며... 저는 요기까지☺️


아일

- 일단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한 동네를 둘러보고, 거기엔 땅 상태가 어떤지(콘크리트 포장이 많이 되어 있는지, 조금이라도 흙이 있는지)를 살피고, 잡초가 되었든 주민이 심어둔 것이든 어떤 생태계를 갖추고 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너무 재밌었어요.

미지 님이 올려 주신 사진처럼 우리가 모르는 잡초 이름도 함께 찾아보고, 압화 형태로 보관도 하고, 운서동 빨래터에 방문해서 거기 살고 있는 송사리도 발견하니 거의 '생태 탐험대'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답니다. 역사가 깃든 곳이 아니라면 마을의 특성을 많이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몇 군데 더 다니면서 마을 특성을 생각해 보는 것도 즐거운 작업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 본격 후기

저는 탐방을 다니면서, 은근히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적을 수도 있겠다는 점과 마음만 있으면 사람들은 어떻게서든 자신이 사용할 작은 정원을 만든다는 점을 가장 많이 떠올린 것 같아요.

오늘 다녀온 운서동은 주인들이나 입주민들이 양지 바른 곳은 잘 가꿔 놓았고, 땅이 없으면 건물 앞옆뒤를 가리지 않고 큰 화분을 두어 거기서 자기만의 정원을 가꾸고 있었습니다. 귀여운 오브제를 두기도 하고, 가짜 꽃들 사이에서 진짜 꽃을 심어두기도 하고요. 아예 관심이 없었으면 그냥 빈 땅으로 두었을 텐데 어떻게서든 가짜라도 자신의 공간에 두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은 느껴졌달까요.ㅎㅎ

그런 와중에 방치된 땅처럼 보이는 곳도(5~6평) 몇 군데 있었어요. 교목과 관목이 심겨져 있고, 주변에 잡초가 무성해진 곳들이었는데, 아마 초창기엔 조금 정리를 했는데 어느 시점 이후엔 아예 정돈을 안 한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특징으로는 빈 땅의 경우 음지이고, 땅이 이미 딱딱해진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아마 빈 땅을 노린다면 이런 식생일 거라는 것을 염두하면 좋겠더라고요.

직접 나가서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땅 상태를 살피는데, 만약 배경 지식이 없는 누군가가 맵핑 작업에 흥미를 느껴 시작한다고를 가정했을 때 생각만큼 쉽진 않겠다 싶더라고요. 이후에 이게 누구의 소유인지를 체크하는 과정을 거쳐 본인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지 않은 이상 단순 호기심으로 하긴 어렵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의 대상층은 단순 호기심으로 땅 주변을 기웃거리는 사람보다는 이걸로 무엇이라도 하나 해 보겠다고 큰 다짐을 한 사람이 될 것 같죠.

-참여자들 후기

동시에, 탐방을 마무리하면서 나리, 우리, 미지, 트리 님과 함께 소감과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요. 우리가 무엇을 하든 땅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맵핑을 시작했는데 맵핑 이후에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또는 우리가 이 프로젝트에서 다루고 싶은 것, 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떠올려 봤을 때 그 내용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결과물들이 더 명료한 형태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이 지점을 한번 더 짚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미지 님은 본업인 마케팅적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 같은 방식으로 동네를 돌며 사용 가능한 땅을 개인이 체크해서 다니기 보다는, 여러 루트를 통해 마을의 빈 땅을 공유받아 맵핑을 하는 것을 제안해 주었고요. 포스터를 붙이거나 정 안 되면 당근에서라도..ㅎ (현장에서 이 이야기를 하는데 마치 홍보의 왕 같아 보였습니다..ㅎㅎ)

우리/나리 님은 식물을 식재한다고 했을 때 그걸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데,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든다고 했습니다. 프로젝트가 한 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5~6평 정도의 땅들을 발굴해 거기에 정원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찬찬히 해 보자는 의미였는데요.

작은 화분을 하나 놓더라도 이 프로젝트의 오브제가 되는 물건을 두고 캠페인처럼 해 보는 것이나, 우리가 식물을 만지고 심어보는 경험을 하고 싶으니, 아주 작게나마 깨진 바닥 틈새를 노려 가을~겨울(월동 가능한 양지, 음지 식물군 확인 필요) 식물을 심고 이름표를 달고 관찰해 보는 일도 좋고요.

이미 마을 안에서 정원(노지 정원이든, 화분 정원이든)을 잘 가꾸고 있는 사례를 맵핑해도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사람들에게 당신도 정원을 꾸릴 수 있다는 영감을 줄 수 있는 활동이 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우리 님이 활동 중에 사람들이 꾸려 놓은 작은 정원들을 보면서 "나만의 작은 정원"이라는 말씀을 여러 번 했는데, 그 말이 계속 기억에 남는 듯해요.

종로는 '정원 도시'라는 표현도 쓰고 있던데 이때 정원 도시는 무엇을 말하며, 과연 우리는 정원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있는지, 우리가 각자의 작은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한 건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던 거 같아요.

저는 이렇게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혹시나 더 추가해 주실 내용 있으시면 다른 분들께 부탁을 드립니다!

아일

오늘 느낀 게 사라지지 않게 후다닥 집에 가서 쓰도록 하겠숩니다 :) 즐거웠어요 오늘 ☺️

사진·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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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

@아일 이양 정리의 왕이십니닷 오늘 나눈 생각과 이야기들이 대신 정리되는 경험 짜릿해...

아, 그리고 오늘 저희가 둘러본 동네의 이름은 원서동이에요. 옛 창경원의 서쪽이라는 뜻으로 지어졌던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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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ri

우와~ 더 덧붙일 내용이 없을 정도로 두 분이 정리를 훌륭히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에겐 익숙한 동네길인데 오늘 약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경험이라 참 신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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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정원사 마인드풀가드너스

오늘도 즐거운 시간이었나요?^^

'정원도시'라는 개념이 나와서 잠깐 덧붙이자면 녹지선진국에서 선언한 도시정책으로 한국도 최근 정부-자지체-학계등에서 추진하는 정책이에요.

주된 내용은 기존의 정원 울타리를 넘어 마을,도시, 지구 전체로 정원을 확장한다는거에요.

그러니 우리가 찾는 짜투리땅과 거기에서 하는 실천들은 모두 정원도시에 걸맞는 프로젝트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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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쓰날쓰

저에겐 낯선 동네였는데 알고보니 저희 어머니가 결혼해서 처음 살던 동네이고, 저 빨래터에서 빨래도 하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오늘 탐사 덕분에 집 가는 길에 저희 동네를 좀 더 자세히 관찰하기도 했답니다😊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아일
@날쓰날쓰 우아! 빨래까지 하셨다니…! 불과 30년 전엔 그곳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니..:) 놀랍고 신기하네요 !
트리
@날쓰날쓰 와우....!! 이렇게 경험과 경험이 연결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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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정리 너무 잘해주셨네요!!! 어제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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